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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엘 법무법인

일요서울

당신의 아이가 단톡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한다면

꽃이 만개하는 따뜻한 봄, 변호사들은 유독 바빠진다.

세상은 화사한 활기로 가득 차지만 변호사들은 역설적으로 가장 분주한 시기를 맞이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입학 시즌이 다가오면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불과 십수 년 전 필자가 학교를 다닐 때에만 해도 아이들 사이의 갈등은 선생님의 따끔한 꾸지람이나 당사자들끼리의 이른바 치고받는 화해로 매듭지어질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사소한 다툼이나 특정 아이를 빼고 나머지끼리 대화하는 것 뿐만으로도 학교폭력이라는 틀 안에서 다뤄진다. 부모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하나뿐인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상대 아이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것은 당연하고, 때로는 형사 고소하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다.

최근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제 학교폭력이 단순히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의 한 문장 정도로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교육 정책의 변화는 학폭 기록이 대학 입시의 전 과정, 즉 수시와 정시 모두에 반영되도록 점차 강화되고 있다. 오늘 필자는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마주하는 학폭의 현실과, 이것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치명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은 과거와 달리 매우 은밀하고 지능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 아이들의 손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과 ‘단톡방'이 있다. 과거의 폭력이 눈에 보이는 신체적 위력 행사였다면, 최근의 폭력은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잔인하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정 학생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해 집단으로 욕설을 퍼붓는 '떼카'나,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채팅방을 나가도 끊임없이 다시 초대해 가두는 '카톡 감옥'은 이제 너무나 흔한 사례가 되었다.

아이들은 단톡방에서 주고받는 거친 표현들을 가벼운 농담이나 사소한 기싸움, 인기의 척도 정도로 치부하며 가볍게 여기곤 한다. 하지만 변호사의 눈에 그 텍스트들은 휘발되지 않는 가장 완벽하고 명확한 학교폭력의 증거일 뿐이다. 가해 학생은 "그냥 장난이었다"라고 항변하지만, 기록된 채팅창의 내용은 훗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나 수사기관에서 가해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되어 학생들의 발목을 잡게 된다.

간혹, 가해 학생 부모님들 또한 "애들끼리 좀 다툴 수도 있지 않느냐"며 가볍게 말씀하시는 경향도 보이는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엄연한 형사 처벌의 대상이며 이는 곧바로 아이의 인생 기록에 지울 수 없는 얼룩을 남길 수도 있게 된다.

요즈음은 학교폭력을 인정하는 범위가 확대되는 경향 속에, 단순히 잘못된 단톡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폭력 행위를 방조했다고 간주되어 가해자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다른 학생들의 카톡 내용을 읽고 넘겼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이 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것이되는 것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이 가져오는 위험성

최근 대한민국 교육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에 따라 학교폭력 조치사항은 이제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대학 입시 전 과정에 필수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2026학년도 대입부터는 모든 대학이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기록을 의무적으로 확인하여 감점하거나 지원 자격을 제한하도록 강제한다고도 한다.

과거에는 공부만 잘해서 수능 점수만 높으면 학폭 기록이 있어도 정시를 통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겠으나, 이제 그 문은 거의 닫혀간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에 지원한 학력 우수자 중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학생의 대다수가 정성평가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도 있었다고 한다. 학교폭력 1호 처분인 서면사과만으로도 합격권 밖으로 밀려나는 것이 현실이며, 심각한 조치의 경우 생활기록부 보존 기간이 졸업 후 4년까지 연장되어 재수나 삼수를 하더라도 마치 주홍글씨처럼 그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이처럼 학폭의 여파가 아이의 생애 전체로 확장되다 보니, 사안이 발생했을 때 부모님들이 범하는 가장 위험한 실수는 무조건적인 부인과 즉각적인 맞고소다. 실무 상 아무런 객관적인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내 아이의 말만 전적으로 신뢰한 채 상대 아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명백하게 가해 행위가 있었음에도 소송으로 대응하는 이른바 맞불 작전이다.

이러한 가해 학생의 태도는 사태를 냉정하게 해결하기는커녕 화해의 가능성까지도 완전히 차단해 버릴 수도 있다. 먼저 내 아이가 가해자로 지명이 된다면, 변호사와 행정심판이나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생활기록부 기재를 일시적으로 막으려는 시도 역시 최근에는 여러 부작용들이 드러나며, 법원의 엄격한 잣대로 인해 인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설령 소송 중이라 하더라도 '조치 결정' 사실 자체가 기재된 상태로 입시를 치러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변호사로서 많은 학교폭력 사건을 진행하며 느낀바는, 사소한 폭행의 경우 가장 원만하고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피해 학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다투어야 하거나, 억울하게 가해 학생으로 몰렸다면 당연히 경험많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진위를 확인하고 내 아이에게 학교폭력 가해학생이라는 굴레가 씌워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할 것 이다.

학교폭력은 이제 아이가 공들여 쌓아온 모든 학업적 성취를 단 한 번의 잘못된 손가락 놀림이나 순간의 감정 조절 실패로 무너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실수가 되었다. 대학 입시가 학폭을 엄단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진정한 이유는, 지식의 축적보다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공동체 안에서 예의를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아이에게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게 하기보다, 단톡방에서 내뱉는 무심한 말 한마디, 다른 학생의 괴롭힘을 방조했다는 그 침묵의 무게가 자신의 인생 전체의 무게와 같을 수 있음을 엄중히 가르쳐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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