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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입증의 문제입니다

COLUMN · 민사

작성 2026. 8. 3. | 로엘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분들이 상담에 오실 때 대부분 계좌이체 내역을 먼저 꺼내십니다. 날짜와 금액이 그대로 찍혀 있으니 이것이면 충분하지 않겠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소송에서 하는 말은 "받은 적 없다"가 아니라 "그건 빌린 돈이 아니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순간 이체 내역은 다툼의 답이 되지 못합니다.

이 글은 차용증이 없는 상태에서 대여금을 청구할 때 실제로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 그 부담을 누가 지는지, 그리고 차용증을 대신할 수 있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조문과 판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Q. 계좌이체 내역만으로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이체 내역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금전의 수수가 있다는 사실에 다툼이 없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는 때에는 그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72. 12. 12. 선고 72다221 판결). 이체 내역이 증명하는 것은 돈이 이동했다는 사실까지이고, 그 돈이 빌려준 돈이었다는 점은 청구하는 쪽이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다투어지는 것은 돈이 갔는지가 아닙니다

대여금 소송에서 실제 쟁점은 송금 여부가 아니라 그 돈의 성격입니다. 「민법」 제598조는 소비대차를 당사자 일방이 금전 기타 대체물의 소유권을 상대방에게 이전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그와 같은 종류, 품질 및 수량으로 반환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이 두 개의 약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계좌이체 내역은 앞의 약정, 즉 돈이 상대방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에는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뒤의 약정, 즉 같은 금액을 돌려주기로 했다는 합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송금은 증여일 수도, 이미 있던 채무의 변제일 수도, 투자금이나 공동사업 자금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빌린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순간 다툼은 이 지점으로 옮겨갑니다.

대여였다는 사실은 청구하는 쪽이 증명합니다

증명책임은 돈을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금전의 수수가 있다는 사실에 관하여 다툼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대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다투는 때에는 그 대여사실에 대하여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72. 12. 12. 선고 72다221 판결). 권리를 발생시키는 요건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는 원칙의 적용입니다.

이 구조가 실제 소송에서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없고, 원고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점만 드러나면 됩니다. 돈을 실제로 빌려준 사람이 소송에서 지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래는 자료별로 무엇이 증명되고 무엇이 증명되지 않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자료증명되는 것증명되지 않는 것
계좌이체 내역금전이 이전된 사실과 시점·금액반환 약정의 존재
차용증이전 약정과 반환 약정 모두실제 교부 여부(별도 확인 필요)
대화 기록빌린다·갚겠다는 상대방의 인식금액·시점이 특정되지 않으면 연결 곤란
일부 변제 내역채무의 존재를 전제한 행동전체 금액의 범위

차용증이 없을 때 그 자리에 놓이는 것들

차용증이 없으면 대여 사실은 간접사실을 모아 증명하게 됩니다. 하나의 결정적 증거 대신 여러 정황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지를 보는 방식입니다. 실무에서 자료로 정리되는 것은 돈을 주고받을 무렵의 대화 기록, 변제를 독촉한 이력, 일부라도 갚은 내역, 이자 명목의 지급,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와 거래 경위입니다.

특히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소송 전에 변제를 요구한 기록이 있는지입니다. 빌려준 돈이라면 돌려달라고 말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오랜 기간 아무 요구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그 사정이 왜 그러했는지를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반대로 짧은 문자 한 통이라도 "언제까지 갚겠다"는 상대방의 답이 남아 있으면 사건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지금 정리해야 할 기록

필자가 대여금 사건을 수행하며 확인하게 되는 것은, 자료가 없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이체 내역은 은행 앱에, 대화는 메신저에, 독촉은 전화 통화로만 남아 있어 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담 전에 권해드리는 정리는 단순합니다. 시점을 축으로 삼아 언제 얼마를 보냈고, 그 전후에 어떤 대화가 있었으며, 언제 갚기로 했고, 언제 요구했는지를 한 줄씩 적어보는 것입니다.

이 정리를 해보면 증명이 약한 지점이 어디인지 스스로 드러납니다. 대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구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지 검토하게 됩니다. 회수 절차와 방법을 함께 보고 싶으시면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받는 방법 안내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민법」 제598조의 소비대차는 이전 약정과 반환 약정 두 가지로 성립하며, 이체 내역은 앞의 것만 증명합니다. 둘째, 대여였다는 사실의 증명책임은 청구하는 쪽에 있습니다(대법원 72다221 판결). 셋째, 차용증이 없다면 대화 기록과 독촉 이력, 일부 변제 같은 간접사실을 시점 순으로 엮어야 합니다. 사안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자료를 정리해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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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민법」 제598조(소비대차의 의의)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72. 12. 12. 선고 72다221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 금전거래와 소비대차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법제처)
· 같은 주 발행 칼럼: 필로폰 492g 밀반입, 인천지법 징역 6년

임흥준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민사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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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거래 경위와 남아 있는 자료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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